ZEONANO / 사진. 제온
전도성 나노소재 기술을 보유한 일본 제온(Zeon Corporation)과 대만의 나노소재 전문기업 시노 어플라이드 테크놀로지(Sino Applied Technology, 이하 SiAT)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전기차(EV) 및 산업용 리튬 배터리의 성능을 혁신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단일벽 탄소나노튜브(이하 SWCNT)' 전도성 페이스트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하기 위해 협력한다.
이번 파트너십의 핵심은 SWCNT 전도성 페이스트 제품군의 생산 확대다. 제온은 SiAT의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 2,000만 달러를 유치하며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확보된 자금은 연간 전도성 페이스트 생산능력을 오는 2030년까지 2만 5,000t으로 확장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동시에 제온은 SiAT의 주요 공급사로서 자사 SWCNT 브랜드 ‘ZEONANO’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전기차, 드론, EVTOL, 에너지 저장장치(ESS), 자동화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리튬 이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와 수명을 개선할 수 있는 SWCNT 기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기존 카본블랙이나 다중벽 탄소나노튜브(MWCNT)와 비교해 SWCNT는 더 높은 전기 전도성과 기계적 강도를 갖춰 첨단 배터리 조성물의 핵심 소재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SWCNT 분말의 대량 생산과 분산성 확보는 기술적 난제로 꼽힌다. 제온은 세계 최초로 2015년에 대량 생산에 성공했으며, 자체 'Super Growth' 공정을 통해 고순도, 고종횡비, 넓은 표면적의 ZEONANO를 생산 중이다. 이와 함께 SiAT는 배터리 전극 설계에 적합한 SWCNT의 안정적 분산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수성 및 NMP(비스수성) 기반의 전도성 페이스트인 LSC1101, LSC2102 제품은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의 평가를 통과했으며, 소량 적용만으로도 출력 향상과 수명 연장 효과를 입증했다.
양사의 협력은 실리콘 음극 등 고용량·고속 충전용 차세대 배터리 구성요소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제온과 SiAT는 SWCNT를 기반으로 한 소재 기술을 금속, 고무, 플라스틱 복합재, 반도체 분야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SiAT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술의 상용화뿐 아니라 글로벌 친환경 전환 및 지속 가능한 소재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