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향

독일 플라스틱 포장용품 시장 전망 지속가능성 고려한 현지 진출 필요 임찬웅 기자 2024-08-27 11:37:49

세계 시장 불황과 높은 생산 비용 문제로 2023년 독일 플라스틱 포장용품 시장은 전년 대비 7.7% 감소한 167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EU의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및 수거 의무화 규정에 의거, 독일 역시 비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대중들의 친환경 인식 확산으로 현지 기업은 지속 가능한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 Wts Global

        

시장 동향
세계 플라스틱 시장 규모는 지난 2023년 5,071억 6,000만 달러로 평가됐으며, 실제 생산량이 급격히 떨어졌다. 한편, ‘플라스틱 유럽(Plastics Europe)’에 따르면, 2023년 독일 플라스틱 제조 업계 매출은 21.9%, 생산량은 15.3% 감소했는데, 이는 플라스틱 수요가 16%의 급격한 감소를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3대 시장인 중국, 미국, 유럽에서 독일산 플라스틱에 대한 수요가 과거보다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불황으로 인해 플라스틱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결과지만, 독일의 높은 임금과 에너지 비용에서 기인한 문제라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독일 플라스틱 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어, 현재 생산시설 이전(해외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독일 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플라스틱 업계의 전체적인 부진은 플라스틱 포장에도 반영돼, 지난 2023년 독일의 플라스틱 포장용품 시장 규모는 167억 유로로 전년 대비 7.7% 감소했다.

 

2023년 독일 플라스틱 포장용품 시장 규모(단위 : 천 톤, 백만€, %) / 자료 : 플라스틱 포장재 산업 협회(IK)

 

수입 동향
독일의 플라스틱 포장용품 수입액은 2022년 8억 3,581만 달러, 2023년에는 2,720만 달러 증가한 8억 6,301만 달러를 기록했다. 수입 국가 1위는 네덜란드로 총 수입의 16%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폴란드(13.6%), 프랑스(8.8%), 벨기에(7.7%) 등이 뒤를 이었다. 세르비아의 경우 2021년 수입액이 322만 달러로 점유율 0.3%에 불과했으나, 2023년에는 3,569만 달러(점유율 4.14%)를 기록하며, 수입국 중 9위를 기록했다.

 

2023년 독일 플라스틱 포장용품 10대 수입국(단위 : US$천, %) / 자료 : World Trade Atlas

 

한편, 한국의 경우 2021년 1,338만 달러 수입액을 기록하며 1.41%의 점유율을 차지했으나, 2023년에는 87만 달러로 0.1%로 급락했다.

 

규제 동향
현재 독일은 플라스틱 포장용품에 대해 특별한 수입 규제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인증 취득이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관련 인증을 취득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공인되는 인증은, 재활용 플라스틱 라벨이 부착되는 CertPlast와 기존 화석연료를 대신해 제품의 전체 또는 일부를 미생물 또는 바이오매스로 생산된 플라스틱에 부여하는 인증인 NEN Bio-based Content, DIN CERTCO Bio-based Certification, OK Biobased가 있다. 또한, 오스트리아, 벨기에 소재 TÜV에서 취득 가능한 포장의 산업 퇴비화 설비 내 생분해성을 보장하는 OK Compost 등도 존재한다.


한편, 독일에 플라스틱 용기를 수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EU 회원국의 플라스틱 과세 및 부과금에 대한 규제안이 독일에서 어떠한 형태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2021년 1월 EU는 플라스틱 생산자에 직접 책임을 묻기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플라스틱세’를 도입했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EU 회원국은 기업들이 신고한 내용에 따라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1㎏당 80센트(약 1,186원)를 세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동 규정을 토대로 최근 몇 년간 EU 개별 회원국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별로 규정과 조치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현재 각 회원국별로 다르게 적용되는 법률과 부과금 및 세금의 다양한 조합이 존재한다. 기존 조치는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포장세(PPT) ▲일회용 플라스틱(SUP)에 대한 규제 금지 및 표시 요구 사항 ▲폐기물 처리 시스템에 대한 생산자 책임 확대(EPR) 수수료 및 라이센스 요구 사항 ▲폐기물 청소 비용에 대한 폐기물 부과금으로 분류될 수 있다.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여러 EU 국가에서는 새로운 세금, EPR 시스템, 일회용 플라스틱 및 관련 제품에 관한 기존 규정 변경 등 다양한 조치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들이 플라스틱 포장재의 재료 구성 및 재생 플라스틱 함유율을 포함하는 재활용 평가 관련 기준을 만들거나, 비재생 플라스틱에 대한 과세 규정을 신설했다. 관련 규정은 EU 각 회원국 별로 다르기 때문에 플라스틱 생산자·유통업체·소비자는 각 국가의 개별적인 조치를 인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 2025년 1월 1일부터 국가 플라스틱세를 시행할 예정이며, 주로 식품 포장용 일회용 플라스틱에 대해 연간 부과금을 도입했다. 동 규정은 당초 2024년 1월 1일 시행 예정이었으나, 시행시기가 연기됐다.

 

포장재 규제안(PPWR)
포장에는 두 가지 중요한 사항이 고려돼야 한다. 첫째는 포장을 통해 내부의 제품과 직접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며, 둘째 폐기와 재활용이 쉽고 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포장도 건강에 해롭지 않고 자연 보호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특히, 포장 폐기물 양이 증가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가 우선적인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 2024년 4월 24일, EU 의회는 유럽 내 지속가능한 포장재 생산을 보장하고 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규정을 채택했다. 찬성 476표, 반대 129표, 기권 24표로 채택된 ‘포장·포장재 폐기물 지침 강화 개정안(PPWR·이하 포장재 규제안)’은 점점 증가하는 폐기물 양을 처리하고 내부 시장 규칙을 조화시키며 순환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포장재 규제안에 대한 임시 합의에는 포장 감축 목표(2030년까지 5%, 2035년까지 10%, 2040년까지 15% 감축)와 EU 회원국의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 감축 의무가 포함된다.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기 위해 향후 외부 포장, 운송 포장, 전자상거래 포장의 빈 공간 비율이 최대 50%로 제한된다. 제조업체와 수입업체는 또한 더 적은 양으로 더 가벼운 포장을 보장해야 한다.


동 규정에 따라 2030년 1월 1일부터 특정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이 금지된다. 여기에는 가공되지 않은 신선한 과일·야채 포장,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음식 및 음료 포장, 호텔과 욕실의 소형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 매우 가벼운 플라스틱 운반용 가방(벽 두께 15㎛ 미만) 등이 포함된다. 또한 건강 보호를 위해 앞으로는 식품과 접촉하는 포장에 특정 제한 값을 초과하는 영구 화학물질인 과불화화합물(PFAS, Per-and Polyfluoroalkyl Substances)을 사용하는 것이 금지된다.


추가로 EU 회원국들은 2030년까지 재활용 가능한 폐기물 수거율도 90%까지 올려야 한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플라스틱 제품에도 ‘거울 조항(Mirror Clause)’이 적용돼 EU가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제품도 수입이 금지된다.

 

시사점
독일의 포장재 배출량은 2022년 기준 1,900만 톤으로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AUV는 이러한 상황이 경제적 효과, 중량 최적화, 유연환 포장으로의 전환과 재사용 가능한 포장 증가에 기저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맥락에서 독일 화장품 및 생활용품 업계에서도 유리용기 대체나, 재활용 플라스틱 비중을 높이고자 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을 포함한 생활용품 기업의 노력이 눈에 띄는데, 일례로 독일 대표 세제 & 홈케어 전문 기업 헨켈(Henkel)은 100% 재활용 포장 소재를 활용한 샤워젤 한정판 모델인 파(Fa)를 판매한 바 있으며, 2025년까지 유럽 내 판매 제품의 포장재 재활용 비율을 10%(2018년 기준)에서 35%로 확대하고자 한다.


한편, AVU Packaging Monitor 2024에 따르면 독일 소비자의 2/3는 포장용품의 재활용 가능성을 고려해서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81%는 폐기물 분리가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폐기물 분리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지속 가능한 포장에 대한 지불 의향에 관해서는 오히려 35세 미만의 사람들이 비용을 추가로 지불할 의향이 더 높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경향이 반영돼, 소재 재활용률은 2022년 74.6%로 상승했으며, 특히 플라스틱 포장재 재활용률이 65.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친환경 소비를 실천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되는 포장용품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기업들도 신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펩시코(PepsiCo)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Frito-Lay와 혁신적인 스낵과 칩 포장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이른바 유연한 포장(CEFLEX, Circular Economy for Flexible Packaging)의 재활용 친화적 디자인 지침을 기반으로 하며, 폴리프로필렌과 같이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을 더 많이 포함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시행된다. 펩시코는 2030년까지 스낵 및 칩 포장에 순수 플라스틱 사용을 완전히 없애기 위해 포장을 100% 친환경 재료로 전환할 예정이다.


친환경 포장의 핵심은 기존 포장용품이 분해돼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재활용을 통해 새로운 포장을 만들 수 있는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새로운 포장용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은 신소재 개발을 위해 힘쓰고 있다. 국내 기업 또한 EU와 독일의 플라스틱 포장재 규정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신소재 개발에 착수해야 유럽시장 진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