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재활용과 분해가 어려운 석유 기반의 소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기술의 발달로 친환경 신소재가 기존의 소재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게 되면서, 소재시장에서 친환경 신소재는 각광받고 있다. 이에 본지는 금오공과대학교 조동환 교수의 ‘천연섬유강화플라스틱-바이오복합재료’ 보고서를 소개함으로써 천연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살펴보고자 한다.
※ 자료 : 화학소재정보은행(www.matcenter.org)
※ 필자 : 금오공과대학교 조동환 교수
Ⅲ. 바이오복합재료 특징
천연섬유강화 플라스틱, 즉 바이오복합재료가 지닌 경량성, 친환경성, 성형성, 재료의 균일성, 특성, 비용 등과 같은 특징은 천연섬유를 감싸고 있으며 섬유와 섬유 사이를 결합하고 있는 고분자 매트릭스 수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근본적으로 바이오복합재료에 사용된 천연섬유의 특징에 크게 의존한다. 즉, 천연섬유가 지니고 있는 경량성, 친환경성, 성형성, 균일성, 특성, 가격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천연섬유는 [그림 1]과 같은 여러 가지 장점 덕분에 바이오복합재료 분야에 유용하게 쓰 인다. 식물성 천연섬유는 일 년에 다모작이 가능하므로 생산성이 매우 높으며, 재배국가의 풍부한 노동력과 함께 생산단가도 매우 낮다. 산업용 천연섬유의 가격은 그 종류와 등급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유리섬유의 약 1/2~1/3 정도로 저렴하다. 천연섬유는 자연에서 완전히 생분해가 가능하며, 비중은 약 1.2~1.5 정도로 유리섬유의 약 50~6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플라스틱에 적용했을 때, 제품의 경량화와 함께 친환경화를 추구할 수 있다.
▲[그림 1] 바이오복합재료의 장점
천연섬유는 경작과 성장 과정에서 대기 중에 존재하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지구청정화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천연섬유는 유리섬유나 합성섬유와 달리 재활용이 가능하고, 사용 후 소각 시에도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 아울러 천연섬유는 인체에 해가 없으며, 사용 중 피부와 접촉 시 가려움을 야기하지 않는다. 천연섬유가 포함된 플라스틱을 절단하거나 절삭할 때 기계의 마모를 줄여주기도 한다. 특히 식물성 천연섬유는 다공성 셀 구조를 지니고 있으므로 방음, 보온이 요구되는 건축 내장소재로 그 활용가치가 높다.
천연섬유는 이와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그림 2]와 같은 단점도 지니고 있다. 이러한 단점은 바이오복합재료의 생산과 응용 확대를 제한하는 요소이기도 하므로 문제점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천연섬유의 대표적인 취약점 중의 하나는 천연섬유가 친수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수분에 민감하며, 물에 배타적인 소수성을 띠고 있는 대부분의 고분자수지와 천연섬유 사이의 계면에서 결합력 또는 접착력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천연섬유 표면을 개선하지 않고는 천연섬유와 고분자수지로 구성된 바이오복합재료 특성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산업제품의 목적상 천연섬유-고분자 매트릭스 사이의 계면접착력이 크게 요구되지 않고 우수한 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부품을 대상으로 할 경우 천연섬유의 표면 개선이 반드시 요구되지 않으나, 물성 향상과 우수한 성능 개선이 요구되는 바이오복합재료 부품을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천연섬유의 표면개질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취약점을 해결하기 위해 천연섬유의 표면개질을 통한 바이오복합재료의 여러 가지 특성 향상에 대한 연구는 여러 해 동안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그림 2] 바이오복합재료의 단점
천연섬유는 식물이 경작되는 지역, 기후, 섬유위치 등에 따라 동종의 섬유에서도 섬유의 직경, 형상, 단면, 표면상태 및 특성에서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비교적 섬유직경과 표면이 균일한 유리섬유나 합성섬유와 달리, 천연섬유는 식물이 성장할 수 있는 크기의 한계 때문에 섬유길이에 제한이 있으며, 연속성 섬유를 얻기가 불가능하다. 아울러, 천연섬유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천연섬유의 열안정성, 색상변화, 냄새유발의 문제점 때문에 약 230℃ 이내에서 성형/가공이 가능한 고분자수지를 사용해야 하는 수지선택 상의 제한을 받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산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천연섬유는 재배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기후, 토양, 생산비용, 노동력, 수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산업용 천연섬유를 우리나라에서 대량으로 경작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우리와 유사한 여건에 있는 나라의 부품 제조업체에서는 지속적 원료확보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저개발국 또는 개발도상국 소재의 천연섬유 경작지를 매입해 위탁 관리하면서 물량을 공급하고, 천연섬유 품질을 제어하는 경우도 알려지고 있다.
IV. 바이오복합재료 물성
바이오복합재료에서 인장특성 및 굴곡 특성과 같은 기계적 특성은 바이오복합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천연섬유와 매트릭스 그리고 성형공정 같은 인자에 크게 의존한다. 그 중 보강섬유와 매트릭스수지의 형태 및 특성, 섬유함량, 섬유길이, 섬유배향, 섬유-매트릭스 계면결합 및 성형방법과 조건 등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바이오복합재료의 특성은 구성하고 있는 천연섬유의 화학조성과 섬유의 근원에 따른 화학적, 물리적 차이에 의해 중요한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 천연섬유는 그 종류는 물론 동일 섬유에서도 필라멘트에 따라 섬유직경 및 형태도 다를 수 있으므로 바이오복합재료의 특성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앞에서 언급한 실험적 인자 외에도 바이오복합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보강재 형태, 직조패턴 그리고 특성평가 방법 등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일한 실험 및 성형 조건에서 제조된 바이오복합재료의 물성에 대한 비교는 그들의 성능과 응용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바이오복합재료의 성능을 분석하고 평가하는데 주요 이슈가 되는 몇 가지 특성을 [그림 1]에 도식적으로 표현하고, 다음에 요약했다. 이러한 특성들은 바이오복합재료의 연구개발 및 응용 목적에 따라 확장되거나 세분화될 수 있다.
▲[그림 3] 바이오복합재료의 주요 특성분석 요소
o 천연섬유-고분자수지 계면결합 상태, 수지젖음성, 계면특성
o 굴곡, 인장, 압축 및 전단 특성
o 동역학적 열특성
o 열안정성, 열분해, 열팽창, 열수축 및 열변형온도 거동
o 천연섬유의 표면 모폴로지 및 바이오복합재료 파단거동
o 충격저항성 및 파단인성
o 수분흡수성, 경량성, 내구성, 노화거동
o 생분해성 및 그에 따른 특성 변화
o 마모저항성, 마찰특성 및 환경응력크랙저항성
o 크리프 및 피로도 특성
o 난연성, 방음성, 절연성, 성형성 등
V. 바이오복합재료 특성 개선
일반적으로 섬유와 매트릭스 사이의 강한 계면접착은 복합재료의 우수한 특성과 성능을 얻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천연섬유를 사용하는 바이오복합재료에서도 이 개념은 그대로 적용된다. [그림 4]에 묘사된 바와 같이, 친수성인 천연섬유의 표면은 주로 소수성 인 고분자 매트릭스 수지와의 계면결합력이 좋지 않아 천연섬유를 개질하지 않고 그대로 바이오복합재료 제조에 사용할 경우, 특히 바이오복합재료의 기계적 특성과 수저항성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따라서 천연섬유의 개질을 통해 고분자수지와의 계면결합력을 증대시켜 궁극적으로는 바이오복합재료의 성능과 물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어 왔다.

▲[그림 4] 천연섬유 표면개질의 필요성과 바이오복합재료 성능 개선
천연섬유의 표면을 개질하는 대표적인 접근방법을 열거하면, 섬유표면을 친수성에서 소수성으로 변화시키거나 친수성을 저하시키는 방법, 섬유표면에 화학관능기를 도입해 수지와의 상호인력을 도모하는 방법, 섬유표면의 거칠기 및 표면적을 증가시켜 기계적 결합을 통한 계면접착력을 향상시키는 방법, 또는 섬유의 표면에 존재하는 헤미셀룰로오스나 펙틴, 왁스 성분 또는 표면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알칼리처리나 단순 세척을 통한 결합력 향상을 꾀하는 방법, 또는 천연섬유와 수지 사이의 계면에 제3의 계면상(Interphase)을 도입해 섬유-계면상-수지의 상호인력에 의한 계면결합력 향상을 추구하는 방법 등이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이 크게 화학적 개질(Chemical Modification)과 물리적 개질(Physical Modification)로 나눌 수 있다. 또한 천연섬유의 개질과 함께 고분자수지도 개질해 시너지 효과를 꾀할 수도 있다. [그림 5]은 성능이 향상된 그린복합재료를 제조하기 위해 천연섬유의 개질/처리와 매트릭스 수지의 개질 그리고 공정성과 응용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성형방법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다.
- 화학적 개질
o 알칼리 처리(Alkali Treatment) o 에테르화 반응(Etherification)
o 아세틸화 반응(Acetylation) o 실란결합제(Coupling Agent) 처리
o 그래프팅(Grafting) o 탈왁스(Dewaxing) 또는 표백(Bleaching)
o Maleated Polypropylene 적용 o 섬유코팅 및 유기용액 처리 등
- 물리적 개질
o 플라즈마 처리(Plasma Treatment) o 전자빔 조사(Electron Beam Irradiation)
o 섬유표면 피브릴화(Surface Fibrillation) o 열처리(Thermal Treatment) 등
▲[그림 5] 바이오복합재료의 특성 향상을 위한 천연섬유, 고분자 개질 및 성형공정
VI. 바이오복합재료 응용
항공우주기술과 여러 분야의 산업기술의 발달로 인해 응용분야가 다양해지고, 우리들의 생활수준도 높아지면서 소재는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 왔다. 고분자소재의 고성능화 요구와 함께 수십 년 동안 유리섬유, 탄소섬유 및 합성 고분자섬유의 개발과 함께 이를 보강재로 사용한 고분자복합재료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환경의 중요성과 함께 사회적 인식의 변화되고, 바이오복합재료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유럽, 미국, 일본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바이오복합재료 개발을 위해서는 그 소재를 구성하고 있는 고분자수지에 대한 합성 및 화학적 개질, 최적의 천연섬유의 선정과 개질, 천연섬유-고분자 수지의 계면특성 제어 및 가공성 향상을 통한 성능 증대 및 소재 수명평가와 같은 기초연구단계에서부터 응용연구 단계까지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바이오복합재료는 자동차부품용, 전자부품용, 건축내장용, 포장용, 생활용품 소재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자동차부품의 대표적인 예로는 내장재인 헤드라이너, 도어트림, 콘솔박스, 바닥재, 의자 등이 있다. 전자부품으로는 휴대전화기 케이스, 전자제품 하우징 등이 있으며, 건축용으로는 각종 내장용 패널, 옥외 데크 및 펜스, 바닥재 등에 사용된다. 각종 식품용기 및 포장재에도 천연섬유가 사용된 예는 미국, 유럽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콘테이너 박스용 소재, 윈드터빈 블레이드 등에 사용된 예도 있으며, 탄소섬유와 함께 천연섬유를 사용해 경량 스포츠용품을 제조하는 것도 소개되고 있다. 보다 폭넓고 깊이 있는 연구개발과 실용화 과정을 충분히 거친다면, 바이오복합재료의 응용분야는 자동차 부품 소재, 건축용 소재분야를 넘어 수송용 부품소재, 에너지/환경, 스포츠/레저 부품소재 그리고 고부가가치의 의료용, 농업용, 임업용 제품 분야까지도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6]는 소재개발 및 응용 체계의 흐름을 도식화한 것이다.
▲[그림 6] 바이오복합재료에서의 구조-물성-계면-가공-응용 개념의 상호연관성
VII. 맺음말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유가상승과 석유자원의 점진적인 고갈, 지구환경, 청정자원의 활용 그리고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규제는 친화적인 새로운 공정개발과 플라스틱 제품의 등장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의 섬유강화 복합재료를 구성하고 있는 보강섬유와 매트릭스 수지 개념에 천연섬유와 생분해성 고분자의 도입은 고분자재료에 석유자원의 의존도를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환경친화성을 증대시킬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FRP 시장은 수백 억 달러에 이르며, FRP 제조에 사용되고 있는 보강섬유로 유리섬유가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유리섬유를 천연섬유로 어느 정도 대체할 수 있다면, 이는 천연자원의 재활용, 석유자원 의존성 감소, 친환경화, 부품소재의 경량화를 통한 에너지 효율성 향상 등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생분해 고분자수지의 활용에 대한 산업체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기존의 열가소성 수지를 등가의 생분해성 고분자수지로 대체하는데 걸림돌이 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다. 바이오복합재료 제조 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천연섬유의 사용은 생분해성 수지의 적용으로 증가된 원료비용을 완충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 특성과 성능 보완 및 가격 절충을 고려해, 혼합형 고분자수지를 사용하거나 혼합형섬유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천연섬유형 바이오복합재료도 좋은 대안이기도 하다. 또한 천연섬유와 열가소성 수지의 경우 압출/사출공정 개선을 통한 성능향상을 꾀하고 있으며, 액체 상태의 열경화성 수지의 장점을 살려 보다 다양한 성형공정 기술을 적용하거나, Long Fiber Thermoplastic(LFT) 기술을 접목해 고성능 바이오복합재료를 개발하는 것도 매우 바람직하다.
바이오복합재료 개발과 상용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수준은 매우 미흡하다. 바이오복합 재료에 대한 연구개발이 더욱 확대되고 그 기술수준이 더욱 높아진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일부 자동차내장부품 및 건축내장재에 국한되어 있는 천연섬유 응용분야를 향후 자동차외장부품 및 건축외장재, 전자부품, 수송용 파렛트, 스포츠/레저, 선박/항공 등 다양한 산업분야까지도 그 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천연섬유의 활용이 전 세계적으로 경량 자동차 부품소재의 발전에 기여했음을 비추어볼 때, 친환경 경량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부품소재로서 바이오복합재료의 적용이 이루어진다면 매우 바람직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