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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가 가져올 미래 물류산업의 변화 이예지 기자 2014-03-20 19:01:54

시제품(Prototype)의 제작을 위해 개발된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제조혁신이 시작됐다.

3D 프린터에는 여러 가지 최신 기술들이 적용돼 있는데 대다수의 3D 프린터는 디자인시안을 토대로 원재료(플라스틱·세라믹·금속 등)를 얇은 층으로 겹겹이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입체적인 사물을 제작한다.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으로는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지만 시제품 제작은 하나 혹은 소수만을 생산하는 개별생산 방식으로 비경제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다품종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생산하는 3D 프린터의 등장은 제조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3D 프린터 산업혁명…시스템 변화 발생

3D 프린터를 이용해 서구지역에서 물품을 생산하면서도 인건비를 절감함으로써 전체 생산비를 합리화시킬 수 있으며, 운송비용이 상승하는 저개발 국가에서의 생산도 감축이 가능하다.

또한 생산기지를 유럽이나 북미지역과 밀접한 곳에 위치시켜 품질관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시장의 요구에 보다 부합하는 생산이 가능하고 상품의 재고수준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3D 프린터 기술을 통해 판매지 근처에 생산시설을 입지시킴으로써 거리도 단축시키고 소비자들의 요구를 수렴해 제품수정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과거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간이 소요되던 생산설비 설치시간도 대폭 단축이 가능하다.

이 같은 3D 프린터의 가장 큰 혁신은 고객의 요구에 따라 필요한 만큼의 제품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의료분야에서 3D 프린터를 통해 한 개씩 생산되는 약품은 재고보유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전염병·자연재해로 인한 긴급 상황에서도 생산시설의 이전을 통해 짧은 시간 안에 필요한 만큼의 약품 제조도 가능하다.

현재 수십만 원대의 가정용 3D 프린터도 존재하지만 3D 프린터 비용이 더욱 하락하고 기술수준이 높아진다면 소비자의 가정용 3D프린터로도 다양한 제품의 제조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가까운 미래에 가정용 3D 프린터가 일반화 된다면 물류산업에도 큰 변화 초래가 예상된다.


●3D 프린터로 인해 변화할 미래 물류기업상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공급사슬이 변화함에 따라 ‘4PL’과 유사한 형태의 물류기업으로 발전하거나 서비스 중심의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소프트웨어 개발, 전송 서비스, 파트너사 관리, 계약체결 관리와 브랜드 관리 등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으로까지 사업 확대가 기대된다.

미래의 새로운 물류기업은 수요계획, 제조, 배송, 시장 모니터링, 서비스 관리 및 역 물류, 재활용서비스를 포함하는 통합 솔루션을 설계하며, 본질적으로 제품의 수명주기를 관리하는 서비스 제공자로 변신할 전망이다.

또한 물질적인 상품의 이전뿐만 아니라 3D 형태의 자료를 컴퓨터 메모리에 전송시키고 새 상품을 제작하는 과정에도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3D 프린터가 등장하더라도 전체 물류사업이 변화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최근 들어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물류산업이 축소되거나 원재료 위주의 운송으로 재편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현대 사회에서 전자우편이 활성화되고 디지털카메라 촬영과 사진 출력이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지만 우편서비스 수요는 여전하고 전문 사진관도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3D 프린터가 물류산업 전반을 뒤흔들지는 못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단순 제품을 운송하는 물류수요는 일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3D 프린터에 따른 공급사슬의 변화 시기

DHL Supply Chain Matters에 따르면 공급사슬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한 결과 앞으로 3년에서 5년 이내에는 3D 프린터가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3D 프린터가 공급사슬부문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22%가 3년 이내라고 답해 이미 많은 기업들이 3D 프린터가 공급사슬에서 적용 가능한지 알아보고 있으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임을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응답자의 20%는 3D 프린터가 공급사슬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시기는 다소 긴 5년이라고 답했으며, 다른 20%의 응답자는 미래에 3D 프린터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언제가 될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전체의 8%만이 현재 상황에서 공급사슬에 3D 프린터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변해 아직까지는 3D 프린터의 적용이 활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아직까지는 3D 프린터에서 사용가능한 원재료가 제한적이고 느린 제작 속도, 전문지식의 부족 등으로 사용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서의 적용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SCM 전문가들은 3D 프린터가 가진 개인 친화적인 특성과 원재료 절감 및 환경오염방지, 지역화된 생산과 지역 유통 등 여러 가지 장점들로 인해 장기적으로는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적어도 10년 안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3D 프린터는 우주항공, 자동차, 이동통신기기 산업 등에서 가볍고 튼튼한 부품생산을 위해 주로 사용되고 있으며, 인공관절이나 인공치아 등 의료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태다.

●글로벌 물류기업은 3D 프린터 사업 진행 중

글로벌 물류업체인 UPS는 지난해 7월부터 수배송 거점 및 사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UPS Store에서 3D 프린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미국 내 6개 지점(캘리포니아·워싱턴DC·텍사스·일리노이주·뉴욕)에서는 3D 프린터를 구매하기 힘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의 우편업체인 La Poste도 작년 11월부터 지점 3곳을 통해 3D 프린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영국 소매점인 Asda도 사용자가 원하는 소형 3D 피규어를 제작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중소 업체를 시작으로 온라인 3D 프린팅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물류기업이나 생활권에 속하는 매장에서는 아직까지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태다.


●3D 프린터의 등장이 미래 물류산업에 주는 시사점

잠재적으로 과거 중국 및 아시아에서 생산됐던 상품들이 북미나 유럽으로 생산지를 이전하게 되면서 해운 및 항공 수송 물동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3D 프린터로 인한 ‘대량 맞춤형 생산’으로의 변화는 주문생산방식으로의 전환을 뜻하며 재고를 축소시키고 창고 수요를 감소시킬 전망이다.

제품생산을 위한 공급사슬의 상류는 과거보다 더욱 활발해질 수 있지만 제조 단계에서 참여하는 부품 생산회사 및 조립 생산단지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제품을 배송하는 단계인 공급사슬의 하류는 과거 ‘생산자-도매상-소매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에서 주문생산방식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물류흐름이 단순화 되고 소매점의 기능이 축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새로운 물류 분야가 발생할 전망인데 점차 일반화 될 3D 프린터에 필요한 원자재의 문전수송이 증가할 전망이다.

과거에는 A/S를 위해 수백만 가지의 부품을 재고로 보유해야 하지만 3D 프린터의 등장으로, A/S 엔지니어는 간단하게 설계도를 다운받고 즉각 생산해 활용할 수 있어 비용 절감 및 고객 만족도의 제고도 예상된다.

 
●3D 프린터가 가져올 장기적인 환경변화에 대응 필요

3D 프린팅 기술이 글로벌 산업 전체를 변화시키려면 대량생산이 가능한 현재의 전통적인 방식과 동일한 생산력을 갖춘 기술이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수준에서 3D 프린터는 전체 산업의 대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일부 산업이나 회사에서는 부분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형태는 GE와 같은 회사에서 기존의 부품을 생산해서 엔진을 조립하는 형태가 아니라 3D 프린터를 통해 생산하는 형태다.

당분간은 3D 프린터가 전체 제조 산업을 대체하기 보다는 전통적인 생산방식과 함께 부분적으로 활용되는 하이브리드형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3D 프린터는 현재도 자동차·항공·통신 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볍고 단단한 특성을 가진 제품 생산에 활용하고 있는 등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SuppyChain247에 따르면 2012년 완제품의 30%는 생산과정 중에서 3D 프린트 기술을 한번이라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2016년까지 이 수치가 50% 이상, 2020년까지는 80%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김은우 전문연구원은 “3D 프린터가 가져올 새로운 변화는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모델을 가진 물류기업이 등장하고 제조와 물류,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현 물류기업들은 전체 공급사슬상에서 3D 프린터가 가져올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기술의 활용과 투자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www.km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