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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관련 기업 수출 타격 예상, 엔저 대처 필요! 석유화학제품 등 한-일 주요 수출품 절반 이상 겹쳐 서종훈 기자 2013-02-27 09:29:34

한국과 일본의 주요 50대 수출 품목 중 절반 이상이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일본 간의 수출 경합은 해마다 치열해지고 있어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흐름 속에서 한국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와 무역협회 등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한국과 일본의 50대 수출 품목 가운데 중복되는 품목이 26개로 중복 비율은 52%에 달했다. 이는 WCO(세계관세기구)가 분류하는 HS코드 4단위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의 작년 주요 수출 품목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의 수출 1위 품목인 석유와 역청유 등 석유화학제품을 비롯해 승용자동차, 화물자동차, 전자집적회로, 선박, 액정 디바이스, 자동차부품, 전화기, 기계류 등 한국의 대표 수출 품목들이 대부분 일본과 중복됐다.

일본과의 중복 비중은 해가 갈수록 확대되는 추세다. 2000년 주요 50대 수출품목의 한일간 중복 비중은 20%에 불과했지만 2002년 42%로 급증했다. 2006년에는 50%까지 상승했다. 이후 2010년 48%로 다소 주춤했으나 작년부터 52%를 유지했다.

수출 품목을 더 넓은 범위인 HS 2단위 기준으로 분류하면 10개 가운데 9개가 일본과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10대 수출 품목 중 플라스틱제품, 전기전자, 기계류, 자동차, 선박, 철강, 정밀기기, 유기화학품, 철강제품 등이 일본 10대 수출 품목과 중복된다. 산업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의 전체 산업 수출 경합도 지수는 2010년 0.394로 2000년 0.221에 비해 경합도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전자부품이 같은 기간 0.205에서 0.621로 경합도가 크게 치솟았다. 플라스틱 제품(0.657)과 자동차(0.625)는 가장 높은 경합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양국 주요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환율 흐름은 국내 기업들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베신조정권이 들어선 이후 달러당 원화강세로 한국 자동차기업들의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되는 등 엔저 현상에 따른 우려가 현실로 등장하고 있다. 아베신조 총리가 지속적으로 펼치겠다는 이른바 ‘아베노믹스(Abenomics)’의 골자가 바로 엔화의 약세를 기조로 한 것으로 앞으로도 엔화 약세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중단기적으로 한국 수출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원화 강세, 엔화 약세에서도 세계경제가 회복이 되면 한국 수출도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으나, 현재와 같은 경기 회복에 대한 불안한 상황이 지속되면 한국의 수출이 급속히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환율이 1%p 떨어지면 대기업은 0.094%p, 중소기업은 0.139%p 의 영업이익률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서 말한 주요 수출품 가운데 화학제품, 전기전자, 자동차, 선박, 철강 등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품목이 수출 둔화로 이어질 경우 한국경제 성장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러나 엔화 강세가 반드시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만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원화 가치의 상승이 체감경기 개선과 물가안정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비록 수출부문에서는 악영향이 있으나 원화 강세는 물가안정으로 실질소득이 증가하는 효과도 있으며, 원자재 등 수입물품이 많은 부문에 있어서는 오히려 원가절감효과로 볼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산업연구원측 분석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출 업종인 IT와 자동차, 화학은 원화 강세로 부정적인 반면, 원자재 수입 비중이 높은 선박, 철강, 정유 등은 수혜업종으로 꼽혀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