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동향

[해외 동향] 주요 세라믹 소재 국내외 기술 동향 생산기술 확보 및 로드맵 구측 필요 임찬웅 기자 2024-02-26 16:31:02

최근 세라믹 소재 산업은, 산업 발전에 있어 기술 고도화와 더불어 탄소 배출 저감 등과 같은 지속 가능성 또한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세라믹 산업이 국가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시장 동향을 복합적으로 예측하고 기술로드맵에 관한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 이에 본지는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발표한 주요 세라믹 소재 기술 동향을 소개한다. 
 
세라믹 소재는 무기 고체 재료(Inorganic Solid Materials)의 총칭이다. 그 응용 분야는 광범위하게 확대돼, 관련된 과학 기술도 화학, 금속, 광물 등 소재 관련 분야뿐만 아니라 물리, 생명과학, 나노기술, IT 등 매우 다양한 분야에 걸쳐있다.


세라믹 산업은 전통적인 생활 기반 산업임과 동시에 전자산업, 모빌리티, 항공우주산업 등에 사용되는 첨단 소재·부품을 제조하는 첨단산업이기도 하다. 세라믹 소재는 광학, 전자, 에너지, 화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소재로 적용되고 있다.

 

세라믹 소재 기술적 요구 조건
세라믹 소재 산업은 그 상호작용의 스펙트럼이 넓은 만큼, 전후방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기 위해 기술 전망에 다음의 기술적 요소를 포함해야 한다.


첫째로, 혁신적인 기술개발이다. 새로운 소재, 제조 기술, 복합구조 설계기술 등을 개발해 물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또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 더욱 높은 수준의 성능과 효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로, 환경친화적인 제조기술을 필요로 한다. 세라믹 산업은 고온 고압의 제조 공정을 필요로 하므로 에너지 집약적 특성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친화적인 제조 기술을 개발해야 하며,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거나 첨단 제조 시스템을 구상하고 친환경적인 생산 방식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로, 스마트 자동화 구축이 수반돼야 한다. 세라믹 산업은 사물인터넷(IoT)기술과 인공지능(AI)를 주목해 복잡한 세라믹 소재부품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넷째로, 산업간 협력과 융합이 이뤄져야 한다. 의료 화공, 전자,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 강화를 통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주요 세라믹 소재 기술 개요
5대 메가테크(바이오, 항공우주, 탄소중립, AI, 반도체, 로봇) 등 세라믹은 미래 유망 신산업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첨단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압전·열전 세라믹, 투명 전도성·고강도 세라믹, 세라믹 광섬유, 자성 세라믹, 초고온 내열 세라믹, 세라믹 양·음극 소재, 비산화물 세라믹 등 다양한 소재로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현재 주목받고 있는 세라믹 소재로 최근 엄청난 속도로 성장 중이며, 지속적 시장 확대와 기술 발전이 예상되는 이차전지용 세라믹 양극 소재와 반도체, 디스플레이 첨단 모빌리티, 이차전지, 초고속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도한 열 발생에 따른 수명과 신뢰성 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세라믹 방열 소재 기술이 있다.

 

이차전지 세라믹 양극 소재
리튬이온을 포함하는 배터리는 양극활물질과 음극활물질의 화학에너지 차이를 이용하는 전기화학적 에너지저장 장치이며, 리튬이온 배터리의 구동을 위해서는 이른바 4대 소재로 불리는 양극, 음극, 전해액, 분리막 소재가 필요하다.


초기 리튬이온 배터리에 사용된 양극은 리튬 전이 금속산화물질인 LiCoO2(이하 LCO)로 높은 전압과 용량을 가지고 있어 현재에도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다만 주요 원소인 코발트의 가격이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전기차 중대형 배터리에는 사용이 어려운 실정이다.


전기차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종류의 양극이 필요하며, LiNiO2(이하 LNO)는 높은 용량과 코발트 대비 저렴한 니켈 가격으로 인해 많은 연구가 진행됐다. 또한 소재 안전성을 고려해 LCO 대안으로 고려되던 양극활물질로 LiMn2O4(이하 LMO)가 있다. LMO소재는 구조적으로 안정적이고 망간 가격이 낮아 전기차용 양극활물질로 매력적인 소재지만, 낮은 용량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고, 고온에서의 망간 용출 등 불안정성으로 인해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적용에 대한 연구개발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한편, 전기자동차 사용을 위해 용량이 높고 가격이 저렴하며 안정성이 확보된 소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제시된 소재가 삼원계 양극이라 불리는 Li[NiCoMn]O2(NCM) 소재다. 해당 소재는 LCO, LNO의 장점을 조합해 전기차 등 고용량, 고출력이 필요한 장치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니켈, 코발트, 망간이 동일 비율로 혼합된 NCM111 소재가 성공적으로 상업화돼 전기차 또는 전동공구용 배터리에 사용되고 있다.

 

삼원계 양극(NCM)의 조성에 따른 특성 변화 / 자료 : Angewandte Reviews 2015

 

이렇게 발전해 온 삼원계 양극재가 하이니켈(High Nickel, 이하 NCM)이라 불리는 NCM 소재로, 니켈 함량이 80% 이상 포함된 NCM 원료를 의미한다. 용량과 반응 전위가 높아 에너지밀도가 높은 전지 구현이 가능하지만, 최근 니켈 가격 상승과 수급 불안정으로 인해 보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양극 소재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그 외에 LFP는 Fe을 주 원소로 사용하기 때문에 코발트Co를 주로 사용하는 LCO나 Ni를 주로 사용하는 NCM 대비 저렴하고 구조적으로 안정적이며 고온 특성이 우수하다. 한편, 하이니켈 양극 소재 중심으로 발전하던 전기차용 양극재는 전지의 다변화 요구에 맞춰 LFP 소재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이엔드 시장에는 하이니켈게 NCM, 엔트리 시장에서는 LFP 소재가 양분돼 지배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 대한 소재 로드맵과 공급망 구축은 매우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세라믹 방열 소재
세라믹 방열 소재 분야에서는 현재 질화알루미늄(이하 AIN)의 열전도율이 275W/mK로 최고 수준이고, 보다 높은 300W/mK급을 목표로 연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이를 위해 소재 개발, 복합화, 입자크기, 나노화, 소결기술 등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열전도율 향상을 위해 화학기상합성법을 중심으로 고순도 분말, 나노분말 합성에 대한 연구 역시 진행 중이다.


국외 AIN 분말 생산 주요기업으로는 Tokuyama, 동양알루미늄, 미츠이화학, 쿠라믹 등이 있으며, 고품질 AIN 분말은 대부분 일본 기업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2018년 주요 AIN 분말 제조업체 시장점유율 / 자료 : 후지키메라 종합연구소


상용 AIN 방열기판 소재의 경우 Maruwa, Kyocera, Toshiba 등 일본업체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는 독일 큐라믹이 제조해 로저스 사에 제공하고 있다. 상용되는 AIN 소재의 열전도도는 대부분 170W/mK 이상이지만 전기차용 파워모듈로 응용하기 위해서는 기계적 물성의 향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AIN은 소결이 어려워 일반적으로 Y2O3등의 액상을 형성시키는 소결조제를 첨가해 소결하는데, 소결조제가 입계에 존재해 열전도도를 감소시킴과 동시에 기계적 특성을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소결첨가제 없이 분말의 소결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높은 비표면적의 미분말을 사용해 소결 구동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AIN의 상대적으로 낮은 파괴인성은 섬유상의 강화재를 첨가해 Crack의 전파를 방해함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 최근 일본 나교야대와 AIST가 공동으로 AIN을 단결정의 섬유상으로 제조한 뒤 기지상에 참가시켜 소결함으로써 파괴인성을 Si3N4와 유사한 6MPa·m1/2 이상을 달성했다는 보고가 있다. 또한 일본의 U-MAP사에서 Thermalnite란 상품명의 AIN 섬유상을 개발했는데, 열전도율은 270W/mK로 보고됐다. 현재 다양한 방열 소재와 함께 복합재료를 형성함으로써 고인성·고열전도도의 AIN 방열기판 제조에 관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일본 U-MAP사에서 제작한 AIn 섬유상 / 자료 : U-MAP

 

AIN 분말의 용도를 더 확장하기 위해서는 비산화물에 공통되는 저가격화와 소결온도가 높아 불순물로 인한 물성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순도화 및 나노원료화가 필요하다. 또한 방열 필러로서 각종 바인더 수지에 충전을 위해 입자의 미세화 및 고밀도 충전기술과 내수성 개선이 요구된다.


한편, 일반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 New Energy and Industrial Technology Development Organization)는 저탄소사회 실현을 위해 신소재 전력반도체 프로젝트인 ‘파워모듈용 내열 부품 패키징 기술개발’이라는 연구개발 과제를 10년 전에 기획 및 수행하며 향후 전기차 파워모듈용 소재 청사진을 제시했다.


해당 과제는 1,200V/50A급 파워모듈이 최대 225℃의 소자 접합부 작동 온도를 지원하기 위해 250℃의 내열성을 목표로 하는 소재부품 및 패키지 기술을 설정했다. 또한, 주변 온도 –40℃/250℃ 온도 주기에서 1,000회 이상의 사이클 테스트에도 내구성을 가지도록 설계했다. 이렇듯 질화규소 방열기판의 경우 일본이 양산 기술을 선도했을 뿐만 아니라 소재 성능 혁신까지 주도하고 있다.


국내의 방열기판용 질화규소 소재 연구는 2014년부터 출연연 고유사업 및 사업자원부 소재부품사업을 통해 본격화돼 일본 대비 약 15년 늦은 상태다. 이 때문에 관련 국내 기업 역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모듈에 적용하는 질화규소 방열기판은 기술개발 중으로, 현재까지 일본에서 수입해 금속 접합해 제품화하고 있다. 향후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확대 전망을 고려할 때 국내 세라믹 방열기판 양산 체제 구축은 필수적이다.

 

시사점
첨단세라믹 원료 소재 공급망은 국내 생산과 수입의 두 가지 경로로 수요를 대응하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에서 내수용으로 공급된 수량이 약 22만 톤인 것에 비해 수입량이 90만 톤으로 수입의존도가 높다. 국내에서 생산된 원료 소재가 일부 공급되고 있는 산화알루미늄 등도 반도체/LED용, 이차전지 분리막용 등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매우 낮고 고품위/고신뢰성은 물론 최종 수요처의 소재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미국, 독일, 일본 등 소재 산업 선도국에서는 과거부터 활발히 기술로드맵을 구축해 정책에 반영해 오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꾸준히 성장한 첨단세라믹 소재 시장은 일반 제조업 분야뿐만 아니라 전자, 항공우주, 수송기기, 군수산업 분야 등에서 기존 재료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한 새로운 소재로 활용돼 해당 국가 산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세라믹 산업 국가경쟁력 향상 및 장기적인 발전 확보를 위해서는 다수 관계자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미래 시장을 종합적으로 예측해 세라믹 산업 세부 분야별 기술개발 전략을 수립되야 한다. 이에 근거해 전략적 접근을 기반으로 한 포괄적 소재 공급망 구축 역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이차전지 세라믹 양극 소재 및 세라믹 방열 소재를 비롯해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차세대 태양전지 등과 관련한 첨단 세라믹소재의 국제적인 흐름을 파하는 연구는 원료소재의 생산기술 확보를 포함한 궁극적인 소재공급망 확보로 귀결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