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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형 과산화수소 대체물 정대상 기자 2014-07-22 10:18:48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Los Angeles) 게오르그 A. 올라(George A. Olah) 교수 연구진이 과산화수소(hydrogen peroxide)를 대체할 고체 고분자 형태의 산화제(oxidation reagent) 개발에 성공했다. 새로운 고체 고분자 산화제는 질소계 헤테로고리(nitrogen heterocyclics)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고분자 물질에 과산화수소를 화학적으로 흡착시켜 안정화한 형태로 기존 유기계 고체 과산화물에 비해 안정적이고, 화학반응 적용 시 부생성물 생성이 적어 의약품 등의 정밀화학 제품 생산에 적합하다. 

산화반응은 산업적으로 활용도가 높은 가장 기본적인 화학반응 중 하나다. 하지만 과산화수소처럼 강력한 산화제를 화학반응에 직접 사용하면 큰 위험이 따른다. 때문에 액체 상태의 과산화수소를 대체할 새로운 산화제 개발이 필요하다. 다양한 산화제가 이미 개발되어 있지만 과산화수소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는 반응 후에 물로 전환되기 때문에 중금속계 산화제에 비해 환경 친화적이기 때문이다. 

m-클로로과산화벤조산(m-chloroperoxibenzoic acid; mCPBA)이나 t-부톡시하이드로퍼옥사이드(tert-buty hydroperoxide) 같은 유기계 과산화수소 대체물은 충격으로 폭발할 위험이 크고, 쉽게 분해되는 등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화반응은 공업적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이들을 대량으로 생산하거나 화학반응에 사용한 후에도 그 처리가 매우 까다롭다. 때문에 이들 화합물 보다 안정성이 높은 유기계 과산화수소 대체물 개발에 대한 요구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오히려 전통적인 산화제인 과산화수소를 사용하는 쪽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과산화수소의 가장 큰 문제점은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금속이나 환원제와 매우 격렬하게 반응하며, 일정 수준 이상의 농도가 되면 폭발성도 높다. 특히 pH에 따라 안정성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유기물과 오래 접촉할 경우 폭발 가능성이 높은 산화물을 형성하기 쉽다는 점도 문제다. 따라서 과산화수소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과산화수소를 보다 안정한 형태로 전환이 필요하다. 

우레아-과산화수소 부가물(urea-hydrogen peroxide adduct)이 이러한 목적에서 개발된 대표적인 유기계 산화제 중 하나다.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우레아-과산화수소 부가물은 백색 결정체다. 일반적인 실내 온도에서 안정하지만 흡습성이 강한 것이 단점이다. 고체 형태기 때문에 보관이 용이하고, 사용도 편리해서 에폭시화반응(epoxidation) 등 다양한 화학반응에 사용되고 있다. 이 밖에도 과산화수소는 다양한 아민(amine)계 화합물과 안정한 착화합물을 형성한다. 그렇지만 과산화수소-아민 착물은 쉽게 분해되는 단점이 있다. 

올라 교수 연구진은 보다 효과적으로 과산화수소를 안정화시키기 위해 아민계 헤테로고리 화합물로 이루어진 고분자 물질을 사용했다. 다양한 고분자 물질을 접목해본 결과 PVD(poly(N-vinylpyrrolidone))와 PVP(poly(4-vinylpyridine))가 가장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산화수소는 고분자 물질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아민에 의해 안정화된다. 연구진은 고분자 물질에 의해 안정화된 과산화수소의 화학적 반응성을 검증하기 위해 모델 시스템으로 설파이드(sulfide)와 케톤(ketone)을 선택했다. 설파이드와 케톤을 과산화수소로 처리하면 각각 설폭사이드와 gem-디하이드로퍼옥사이드(dihydroperoxide; 동일 탄소에 하이드로퍼옥사이드가 2개 결합된 형태의 화합물)가 생성된다. 

다양한 설파이드와 케톤 유도체를 대상으로 고분자로 안정화된 고체형 과산화수소를 사용해서 매우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반응 수율, 안정성이 매우 좋았고 액체 과산화수소를 사용한 것에 비해 부생성물도 적게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면에서 PVD가 PVP에 비해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이는 아마도 PVD가 더 많은 과산화수소를 수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PVD나 PVP 같은 고분자를 과산화수소 담지체로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사용과 회수가 편리하다는 점이다. 특히 사용 후 쉽게 반응 시스템에서 분리하여 제거가 용이하다. 회수된 고분자는 재처리를 통해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상의 연구 성과는 영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청정화학(Green Chemistry)저널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 자료 - KISTI 미리안 글로벌동향브리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