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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석유화학시장, 틈새시장 진출이 관건 중국의 경제 회복에 따라 특성화·차별화된 경쟁력 필요 정대상 기자 2013-04-05 13:31:59

중국 경제가 회복 국면을 맞이함에 따라 화학제품 수요 또한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의 석유화학 기업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이와 반대로 규모화의 한계와 시장의 지역적 구분 약화 등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 입지가 좁아질 가능성이 제기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합성수지 수요증가율이 지난 해 하반기 이후 두 자리대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0년에는 중국의 1인당 GDP가 현재의 2배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중국 내 플라스틱 수요 상승에 기인한 화학제품의 지속적인 수요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서는 최근 글로벌 화학산업이 규모화의 한계에 직면했고, 시장의 지역적 구분이 약화되면서 국내기업의 중국 내 시장 지배력은 오히려 불안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특성화·차별화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1990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국내 에틸렌 생산능력은 큰 외형적 성장을 기록하고 원가경쟁력을 제고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저가의 비전통 원재료를 기반으로 한 화학설비의 신증설이 활발해지면서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의 규모화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동 지역의 경우는 저가의 에탄가스를 원재료로 하는 ECC 설비 증설을 통해 에틸렌 생산능력을 급격히 확장시켰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중동 석유화학 기업들은 높은 원가경쟁력을 무기로 직접 영업을 강화하면서 중국 내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이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이 더 이상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이익규모를 키워가는 규모화 전략을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저가 중동산 제품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의한 가격 부담을 판매가에 적용시키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투자수익률이 급격히 낮아졌다”며, “단적인 예로 NCC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대만 포모사(Formosa)와 한국 롯데케미칼의 올레핀(Olefin) 부문 실적은 지난 2011년 중반 이후 영업이익률이 10% 내외에서 손익분기점(BEP)수준까지 급감했지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인 사빅(SABIC)은 여전히 20%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저가의 비전통 원재료를 기반으로 한 화학설비의 신증설은 한국이 중국에서 누리던 이점도 약화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중국과 가까운 한국의 지리적 이점은 지금까지 석유화학산업의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해왔지만 최근에는 값싼 원재료를 통해 장거리 물류비용을 충분히 커버할 수 있게 되면서 그 의미가 퇴색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앞으로도 ECC 설비투자를 앞세운 중동 국가들에 밀려 나프타를 기반으로 하는 NCC 에틸렌 제품군 등에서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NCC 생산물의 나머지 40%를 차지하는 프로필렌 및 C4·C6 계열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재차 강화될 수 있을 전망이며, 국내 기업이 특성화와 차별화 제품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희망적인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및 북미 ECC 설비는 PE, PP, EG, PVC 등의 특정제품과 그 중에서도 범용 제품 위주의 판매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 중에는 LG화학과 한화케미칼이 에틸렌 계열 내에서 특성화·차별화 제품의 높은 생산 비중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보고서는 LG화학과 SKC가 각각 아크릴산과 PO를 내수 독점생산하고 있어, 향후 스페셜티 프로필렌 부문에서도 견조한 실적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끝으로 보고서는 현재 중국 내에서 국내 기업이 처한 상황을 ‘빛과 그림자’라고 표현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개발로 틈새시장으로 공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