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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메탄산화균 대사 규명 통한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가능성 제시 새로운 응용 가능성 제시 정하나 기자 2025-09-12 11:31:58

사진. 카이스트

 

메탄산화균 대사의 새로운 단서
카이스트 건설및환경공학과 명재욱 교수 연구팀은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와 공동으로, 천연가스의 주요 부성분인 에탄(C₂H₆)이 편성 메탄산화균(Methylosinus trichosporium, OB3b)의 대사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편성 메탄산화균은 메탄이나 메탄올 같은 C1 화합물만을 성장 기질로 활용하는 특수 세균으로, 산소가 있는 조건에서 메탄을 산화해 에너지로 사용한다.


연구진은 다양한 메탄·산소 농도 조건에서 에탄을 첨가해 메탄산화균을 배양했다. 그 결과, 세 가지 뚜렷한 반응 패턴이 일관되게 관찰됐다. 첫째, 세포 성장이 억제됐고, 둘째, 메탄 소비량이 감소했으며, 셋째, 생분해성 고분자인 폴리하이드록시부티레이트(이하 PHB) 합성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에탄 농도가 높아질수록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 혼합 기질 환경이 메탄 대사에 미치는 결정적 영향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에탄이 단독으로는 세균의 성장에 기여하지 않지만, 메탄과 함께 존재할 경우 ‘입자상 메탄모노옥시게네이스(이하 pMMO)’라는 핵심 효소를 통해 메탄과 동시에 산화되는 ‘동시 산화(co-oxidation)’ 현상이 발생함을 확인했다. 이는 실제 천연가스나 매립지 가스처럼 혼합된 조건에서 메탄 저감 효율이 단순히 메탄 농도에 의해 결정되지 않음을 보여주며, 기존 연구의 한계를 보완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PHB 합성 촉진과 대사 조절 메커니즘 규명 
연구팀은 에탄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테이트가 메탄산화균 대사의 중요한 조절자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세테이트는 세포 성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동시에 PHB 합성을 촉진하는 신호 인자로 작동한다. PHB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의 원료로 각광받는 고분자 물질로, 석유 기반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소재다.


특히 연구진은 균의 영양 상태에 따라 에탄의 효과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했다. 영양분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에탄이 세포 성장 억제를 가속화했지만, 영양 불균형 상태에서는 오히려 PHB 축적이 크게 증가했다. 이는 세균이 불리한 생육 조건에서 에너지를 저장형 고분자인 PHB로 전환하는 대사 전략을 취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향후 산업적 응용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또한 메탄 분해 효소인 pMMO를 구성하는 pmoA 유전자의 발현 수준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었다. 이는 에탄이 전사 단계가 아니라 효소 활성이나 전사 이후의 대사 조절 과정에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에탄은 메탄산화균의 대사 네트워크 속에서 직접적인 에너지원이 아닌 ‘대사 조절자(Metabolic Regulator)’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
이번 연구 성과는 단순히 학문적 의미를 넘어, 기후변화 대응과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동시에 제시한다. 메탄은 대기 중 체류 기간은 짧지만 강력한 온실 효과를 지니고 있어, 국제사회가 감축을 위해 집중하는 주요 대상이다. 이번 연구는 에탄이 혼합된 실제 배출 환경에서 메탄 저감 효율을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공한다.


또한 PHB 생산 촉진 효과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산업에 직접적인 연계성을 갖는다. 석유 기반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미생물을 이용한 PHB 생산은 지속 가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메탄 저감과 PHB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이중 효과’ 기술로 발전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카이스트 명재욱 교수는 “편성 메탄산화균이 단일 기질 환경이 아닌, 에탄과 혼합된 조건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규명한 사례”라며, “향후 메탄 저감과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을 결합한 새로운 생물학적 탄소 순환 기술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