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업계에도 탈(脫)일본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시작된 소재·부품 분야의 국산화 움직임은 올해의 가장 중요한 산업계 이슈 중 하나로, 고분자·플라스틱 관련 국내 연구진들 또한 국산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한국화학연구원은 울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박제영·오동엽·황성연 박사팀이 그간 일본이 독점해오던 친환경 플라스틱 제조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진은 식물성 성분인 아이소소바이드에 나노셀룰로오스라는 물질을 섞어 새로운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폴리카보네이트는 환경호르몬 유발 물질인 비스페놀A(BPA)가 함유돼 있어 우리 정부는 젖병과 화장품 원료로 이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한 친환경 플라스틱으로, 기존에는 일본의 미쓰비시케미컬이 유일하게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연구진은 폴리카보네이트의 원료인 아이소소바이드에 나노셀룰로오스라는 물질을 섞는 원천 기술을 고안했다. 나노셀룰로오스가 일종의 보강재 역할을 하면서 강도가 크게 대선된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석유 기반의 일반적인 폴리카보네이트의 인장강도가 55~75MPa(메가파스칼)이고, 일본 제품이 64~79MPa이며, 개발된 국산 제품은 93MPa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한 플라스틱 투명도를 나타내는 투과율도 93%에 달해 석유 폴리카보네이트(90%), 바이오 폴리카보네이트(87%)보다 높다. 연구진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분산된 나노셀룰로오스가 비결정성을 높여 투명도를 향상시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대일의존도가 70%에 육박하는 기존의 전극 소개를 국산 전도성 고분자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생기원은 지난 10월 17일 플렉시블 투명전극 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전도성 고분자에 레이저를 조사해 ITO 전극 수준만큼 전기 전도도를 높일 수 있는 공정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도성 고분자는 전기가 잘 통하는 플라스틱 소재의 일종으로, 형태 변화가 자유로운 고분자 특성상 압력을 가해도 깨지지 않아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 적합하다. 생기원 나노·광융합기술그룹 윤창훈 박사 연구팀은 대표적 전도성 고분자인 ‘PEDOT:PSS’ 투명전극에 1064㎚ 파장대의 적외선 레이저를 조사하면 전도도가 약 1,000배가량 높아지는 물리적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공정에 적용했다. 이번 성과는 기존 화학적 방식에서 벗어나 레이저를 활용한 물리적 처리 방식으로 ITO 박막 수준의 전도도를 구현해낸 세계 최초의 사례이다.
윤창훈 박사는 “개발된 공정기술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사용자 맞춤형 웨어러블 기기, 폴더블 태양광 패널 제작 등에도 폭 넓게 활용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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