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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 확대로 멕시코 내 수요 증가 에틸렌 XXI, 멕시코 석유화학산업의 구원투수 되나 신혜임 기자 2016-02-29 16:29:35

멕시코가 에틸렌 XXI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산업 재건에 나섰다. 시설노후 등의 이유로 석유화학제품 생산량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멕시코가 에틸렌 XXI 생산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등 제조업 생산 확대로 멕시코 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에틸렌 XXI. 이를 통해 이뤄질 멕시코 석유화학산업의 변화를 본지가 살펴봤다.


1. 멕시코 석유화학산업 현황
멕시코는 지난 2015년 1~3분기 동안 플라스틱과 고무의 생산이 4.5%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은 전년대비 1.2% 감소를 나타냈다. 이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멕시코 내 생산만으로는 공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볼 수 있듯 현재 멕시코의 석유화학산업은 기반시설 노후화와 투자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국영기업으로 알려진 PEMEX 역시 현재 저유가로 인한 수입 감소로 투자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멕시코는 원유 수출국가임에도 상당량의 석유화학제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멕시코의 대표적인 국영기업 PEMEX


2. 에너지 법 개혁으로 민간투자 가능해져…
멕시코는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지 75년 만인 지난 2014년, 본격적으로 에너지 시장을 개방하기 시작했다.
국영기업인 PEMEX는 1938년 멕시코가 국영화를 선언한 이후 원유개발부터 생산, 정제 및 분배에 이르기까지 에너지 부문의 모든 과정을 담당했지만, 수년간 지속된 저투자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004년만 해도 일평균 338만 배럴의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1년에 이르러서는 255만 배럴 정도에 그치면서 10년간 생산량이 25%나 감소한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4년 멕시코는 민간 사업자에게 멕시코 에너지 사업 참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에너지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를 시행하기 위한 부속법안에는 탄소법, 석유공사법, 연방전력청법, 석유 수입법, 석유기금법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전까지 국영기업 PEMEX의 독점으로 운영되던 석유화학 및 관련 제품의 생산, 운송, 저장, 수출, 수입 부문은 이를 통해 민간투자가 가능하게 되었다.


3. 에틸렌 XXI 프로젝트로 생산량 증가 기대

브라질 Braskem사는 멕시코 Idesa사와 멕시코 베라크루즈 주 Coatzacoalco시에 에틸렌 크래커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에너지 법 개혁을 통해 브라질의 석유화학 회사인 Braskem사와 멕시코 석유화학 회사 Idesa사는 지난 2014년 11월, 약 4억 5,000만 달러를 투자해 멕시코 베라크루즈 주 Coatzacoalco시에 에틸렌 크래커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발표된 프로젝트는 Braskem사가 지분의 약 70%를, Idesa사가 지분의 30%를 보유할 예정이다.
올해 공사가 완료되고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면, 연간 105만 톤의 에텔렌, 연간 75만 톤의 고밀도 폴리에텔린(HDPE), 연간 30만 톤의 저밀도 폴리에텔린(LDPE)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에틸렌 XXI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멕시코는 폴리 에텔린의 수입을 35~40%까지 감소시켜, 10억~20억 달러 수준의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에틸렌 XXI 프로젝트 공사 현장(자료. 경제일간지 El Economista)


4. 대멕시코 석유화학제품 수출

석유화학제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무역수지 흑자 품목으로 2013~2014년 무역수지 흑자 3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출단가의 하락으로 인해 2년 연속 대멕시코 금액기준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반면 멕시코 제조업의 발전으로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수출 중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멕시코 석유화학 제품 수출 중량은 2010~2015년 사이 연평균 4.5~6.1%가 증가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5년 PEMEX로부터 초저황디젤유(ULSD) 생산 프로젝트의 EPC 수행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공사 완료를 시작으로 멕시코의 에틸렌 XXI 프로젝트가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석유화학 산업에 대한 민간투자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플랜트 산업 시장의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2015년 12월 PEMEX로부터 초저황디젤유(ULSD) 생산 프로젝트의 EPC 수행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 멕시코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 프로젝트는 2018년까지 설계, 조달, 공사, 시운전 등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수주금액은 5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한편, 현재 멕시코와 한국은 FTA가 체결되지 않아 수출 시 5~10% 정도의 관세를 납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최종 소비재와 달리 관세 철폐가 직접적으로 제품가격에 전가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구조다. 따라서 관세철폐를 위해 현재 논의가 중단된 한국과 멕시코의 FTA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멕시코 기업에 비해 우리 기업의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경쟁력 및 기술력은 우위에 있으므로, 멕시코 기업과 적극적인 MOU를 체결하고 멕시코에 진출한다면 좋은 결과를 이끄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