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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동력으로서의 바이오화학산업의 정책과제(中) 바이오플라스틱을 중심으로 신혜임 기자 2015-07-27 18:56:52

친환경적 가치와 신기술이 맞물려 신성장동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화학산업은 현재 국내외에서 다양한 형태로 연구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에 대한 가능성 역시 높게 평가받고 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바이오화학산업과 관련한 산업연구원의 자료를 통해 향후 가능성과 정책적인 과제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필자 : 산업연구원 남장근 연구위원


3. 국내외 주요 기업 사례
최근 바이오플라스틱이 부각되었던 중심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있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PLA는 다양한 제품군에 활용성을 보임으로써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재로 큰 기대를 한 몸에 받은 바 있다. 바이오매스를 당화(糖化, Saccharification)하는 바이오 리파이너리의 발전과 발효기술의 비약적인 진보를 통해 PLA는 차츰 기존 폴리올레핀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왔다.
특히 2009년 세계 최대의 곡물기업인 Cargill에 인수된 미국의 NatureWorks사는 세계에서 가장 큰 PLA 부문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지역에서는 Purac이 선두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한편, 녹말(전분) 기반의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은 Novamont, Wuhan Huali 등 유럽과 중국업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비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중 범용수지를 대체하는 드롭인(Drop-in) 제품에서는 브라질의 석유화학 회사인 Braskem이 단연 선두에 서 있다. 또, 플랫폼 화합물(Platform Chemical)에서는 최근 바이오연료의 부상과 함께 부탄올 계열이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대표업체로는 미국의 Gevo, BP 및 DuPont의 합작회사인 Butamax를 손꼽을 수 있다. 또한 ‘기타 품목’에서 이슈가 되는 바이오플라스틱은 숙신산(Succinic Acid, 일명 호박산)인데, 그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독일의 BASF와 Lanxess, 미국의 Bioamber 등이 있다.
국내에서의 생분해 플라스틱 관련 연구는 1990년대 이후 SK, 대상 등 대기업 및 연구기관, 벤처기업들을 중심으로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은 시장규모가 선진국에 비해 매우 작으며 높은 가격으로 인해 사업화가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른 외국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수지(Resin) 가공 및 성형기술을 활용하여 신소재 개발보다 제품화 위주의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바이오플라스틱 생산 과정에서 우리나라는 협소한 국토와 불리한 기후조건(팜유 등 식물성 바이오매스 재배에 부적합 등)으로 인해, 국내기업이 바이오매스 원료의 공급 및 가공단계에 참여하는 데 제약이 매우 많다. 이에 따라 국내기업의 경우 가치사슬상의 전(前)단계, 특히 원료공급 공정에 참여하는 기업은 전무하며, 원료가공 공정에는 CJ제일제당 등 극소수 기업만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및 전방 수요업체의 경우, 미국의 Cargill 등으로부터 발효 가능한 원료를 공급받거나 종합상사인 삼성물산 등에서 구입하고 있다. 대상그룹 지주회사 대상홀딩스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인도네시아에서 팜오일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했다.


4. 석유화학 대비 바이오화학산업의 가치-비용 경쟁력

(1) 가치-비용 동시 분석 모형과 경쟁력 분석 방향
본 연구에서는 바이오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해 ‘가치-비용 격차 모형’을 활용했다. 이는 NOVA Institute(2014)의 ‘녹색 프리미엄(Green Premium)’의 개념과 유사하다. 가치-비용 격차 모형에서는 산업의 경쟁력을, 산업이 만들어내는 제품 또는 서비스의 가치에서 그 제품 또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비용을 뺀 값으로 정의했다. 이는 기존의 비용 경쟁력 위주의 산업경쟁력 평가에서 가치창출 부분을 추가해 종합적인 산업 경쟁력을 평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본 연구에서는 선별된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인터뷰를 통해, 바이오화학산업의 석유화학산업에 대한 상대적 가치와 비용의 경쟁력을 평가했다.
이를 활용하여 본고에서는 국내 바이오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분석하기 위한 설문 문항을 도출하였고, 이를 토대로 산·학·연의 전문가들과의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통해 석유화학산업의 바이오화학산업으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실시했다.

(2)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통한 분석 결과
포커스그룹 인터뷰는 국내 바이오화학 분야 중 산업계 14명(수요측 7명, 공급측 7명), 학계 3명, 연구계 3명 등 총 2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포커스그룹 인터뷰를 통해 도출한 경쟁력 분석 항목들을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바이오화학산업의 가치경쟁력과 비용경쟁력을 합산한 ‘종합경쟁력’에서는 석유화학(= 100) 대비 약 82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비용경쟁력 부문에서는 석유화학 대비 약 57정도로 다소 낮게 평가되어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가치경쟁력 부문에서는 112로 바이오화학산업이 가진 그린프리미엄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을 볼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현재와 미래(충분한 투자 이후) 등 다양한 조건하에 비용경쟁력에 대한 의견도 물었다. 인터뷰 대상자들은 비용경쟁력 측면에서 바이오매스의 확보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향후 상당기간이 지나도 석유화학산업의 비용경쟁력을 추격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으며, 바이오매스를 확보하는 문제 자체도 해결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치경쟁력 측면에서는 바이오화학산업의 친환경성, 제품 이미지, 인체 친화적인 기능 등의 긍정적인 가치평가 요인들로 인해 석유화학 대비 높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산업계 수요기업에서도 아직 비용부담이 친환경 이미지가 주는 이익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 현재 가치측면에서는 비용열세를 극복하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바이오화학산업의 경쟁력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주제에서는 대부분 석유화학 대비 바이오화학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미래에는 가치경쟁력이 매우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며, 수요견인형 시장확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와 관련하여, 정책적인 측면에서는 공급보다 수요 측면의 지원이 이루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망분야에 대한 응답에서는 현재 상용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식품용기 포장재 분야가 가장 유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과 환경오염 문제가 대두되고 있어,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자동차 내장재 분야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자동차의 친환경성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시장이 확보된다면 바이오플라스틱 소재도 빠르게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에는 인체 친화성을 장점으로 살린 섬유, 건축자재 등이 꼽혔다.
마지막으로 정부정책 방향에 대한 산업계의 의견을 취합해 본 결과, 가장 시급하게 도입해야 할 정책은 ‘공공조달을 통한 시장창출’이었다. 즉, 업계 전문가들은 수요시장을 창출·확대하는 정책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도입되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았다.


[신혜임 기자]

* 본 내용은 산업연구원 ‘월간 KIET산업경제’, 2015년 5월호 ‘신성장동력으로서의 바이오화학산업의 정책과제’ 중에서 발췌한 자료입니다.

산업연구원 www.kiet.re.kr